2007년 여기저기 등산모임을 알아보던 중에 다음까페 여행과산행으로 시작된 산과의 인연으로 여러 좋은 산을 일요일마다 다녔던 기억이 최근 코로나에 대한 청책이 바뀌고 집합금지가 풀리게 되어 다시 산에 갈 기회가 많아지면서 새록새록 떠오른다.
영남알프스에 위치한 신불산도 그때쯤 다녀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15년이 지나서 그때의 기억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유난히 암릉을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칼날바위 공룡능선을 지났면서 그 경관에 취했던 기억만은 또렷이 남아있다.
영남알프스까지는 꽤 오랜시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기때문에 아침일찍 준비를 하고 모여서 버스를 타는곳인 서부교육청으로 향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얼굴을 스치는 아침공기가 꽤 차갑게 느껴졌고 어둑어둑한 주위에는 아침일찍 부지런히 일터로 향하는 차들이 몇개 보일뿐 한산하다.
5시30분 쯤 서부교육지원청에 도착해서 빠진게 있나 세심하게 체크해보고 차에서 짐을 챙겨 버스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버스 탑승시간이 되어가자 반가운 산우님들이 잔뜩 기대를 머금은 얼굴로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버스에 짐을 싣고 신청한 번호의 좌석을 찾아 앉은 후에 잠시 눈을 붙인다. 시청을 지나 대전 나들목을 지나서 추풍령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기위해 삼십분 정도 정차하고 다시 언양나들목을 향해 출발했다.
세시간 정도 지나서 9시쯤 들머리인 영남알프스복합웰컴센터에 도착하였다.

영남알프스복합웰컴센터는 영화관도 있고 여러 편의시설도 있고 약간 조잡스럽게 보이는 말하는나무 라는 조형물도 있었다.
대부분의 산이 그렇듯이 들머리는 경사가 심하지 않고 넓은 임도길 모양이었지만 폭포를 지나서 경사가 급격히 심해지고 밧줄을 잡고 오르는 암릉길도 보이기 시작했다.

사고가 빈번이 발생하고 위험한 구간은 모두 우회로를 만들어 두어서 그런지 밧줄구간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칼날능선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오르막이 계속되었다.


칼날능선에 다다르니 나무그늘에 가려져서 볼 수 없었던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 그리고 멀리 보이는 봉우리와 능선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능선위로 지나가는 길은 좁아서 사진찍는 사람들과 지나가는 사람들로 붐볐지만 모두 행복한 얼굴로 자연을 맘껏 즐기는 모습이어서 보기가 너무 좋았다.






칼날능선을 지나면서 지나가던 등산객 한분이 사진을 부탁해서 찍어드렸는데 내 전화기를 놓고가는 바람에 300미터정도 갔다가 알게되어 전화기를 찾으러 한참을 뒤로 다시 갔다가 오게되었다. 혹시나 중간에 떨어졌으면 영영 찾지 못할 뻔 했는데 그래도 다른 등산객 한분이 울리는 전화를 받게되어 더 쉽게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신불산 정상에 다다르기전에 그늘이 있는 바위 한켠에서 점심을 먹었다. 어제는 바빠서 밥하고 계란말이만 간단하게 가져왔는데 루비님이 준비해온 메실짱아치 덕에 아주 맛있게 밥을 먹었다.
신불산 정상에는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어서 옆에서 살짝 정상석이 보이도록 사진을 찍은 후에 넓게 펼쳐져 있는 신불재 능선 조망과 산너머로 보이는 시가지를 보고 신불재 능선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신불재 능선에는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억새가 등한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맞아 억새가 춤을추며 만들어내는 곡선이 가을하늘 화사한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신불재를 지나며 주위 억새들의 환영을 받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영축산 정상에 다다르게 되었다.




영축산 정상을 지나 산중턱에 있는 산장에서 막걸리를 판다는 얘기에 힘을 내어 하산을 시작했다.
내리막길을 바삐 내려오다보니 말랐던 땀이 그새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한참을 임도를 가로지르는 사잇길로 내려오다보니 산장이 있을만한 곳이 보였다.
벌써 자리를 잡고 막걸리를 시원하게 들이키는 산우님들을 보며 우리도 비어있는 자리에 자리를 잡고 막걸리 잔을 하나씩 들고 한잔씩 그득 채운 후에 벌컥벌컥 마셨다.
안주로 나온 두부김치도 맛이 너무 좋았다.
잠시 취서산장에서의 꿀맛같은 휴식을 뒤로하고 날머리인 지산마을로 걸음을 재촉했다.
지산마을로 내려가는 길에는 오래된 소나무들이 멋스럽게 주위를 장식하고 있었다.

4시가 다 되어서 긴 산행을 마무리하고 뒤풀이 장소로 가기위해 버스를 기다렸다.
오늘 메뉴는 흰, 빨간 언양식 불고기였는데 여러가지 채소와 어우러져 맛이 좋았다. 남은 고기에 볶음밥까지 만들어주고 밑반찬도 너무 맛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