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장수 장안산을 일찍 다녀오고 황석산에 가기 위해 네비로 함양 우전마을회관을 찍고 출발했다. 황석산은 백두대간 줄기에서 뻗어내린 네개의 산 기백, 금원, 거망, 황석 가운데 가장 끝자락에 흡사 비수처럼 솟구쳐 있는 봉우리이다.
장안산 무룡고개를 지나 황석산에 가려면 육십령을 넘어가야 한다. 남덕유산 정상 부근에 하얗게 눈이 쌓여있는 모습을 보면서 육십령 고개를 넘어갔다.
삼십 분 정도 지났을까 마을길에 접어들었는데 초행길이라서 들머리 어디쯤에 주차를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마을을 지나 산길을 십여분 정도 지나다 보니 상수원 취수지가 있는 곳에 대여섯 대 정도 주차할 만한 곳이 있는 공터에 다다랐다.
공터에는 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잔뜩 있어 미간을 찌뿌릴 수 밖에 없었다. 못쓰게된 등산화도 버려져 있어 이런 짓을 하는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들의 행동에 대다수의 선량한 등산객들이 욕을 먹고 기분이 상할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나빠졌다.


스패츠와 스틱 그리고 아이젠을 챙기고 난 후에 시멘트로된 임도를 듣어섰는데, 이분정도 걸으니 황석산 정상으로 향하는 표지판이 보였다. 시간을 보니 어느덧 10시50분이 지나고 있었다.초반에는 흙길이었다가 조금 지나가니 돌로되어 있는 너덜길이 계속 나왔고 아랫쪽은 눈이 많이 녹아서 군데군데 보였지만 그런데로 미끄럽지는 않았다.


올라가다 보니 피바위라는 안내 표지판이 보였다.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게 마지막까지 항거하던 이들이 성이 무너지자 죽음을 당하고 부녀자들은 천길 절벽에서 몸을 날려 지금껏 황석산 북쪽 바위 벼랑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다 는 유래가 적혀 있었다.

피바위 표지판을 지나 오르막을 조금 올라보니 눈이 많이 쌓여 있고 가파른 길이 계속되어 아이젠을 차려고 잠시 바위에 앉아 쉬는 사이에 아까 지나쳐간 부부 등산객분들이 보여서 집에서 가져온 레드향을 반 나누어 드렸다.


산성입구를 통과해서 눈이 수북히 쌓여있는 평평한 길이 나왔다. 오른쪽으로 성곽이 하얗게 이어져 있었다. 산성 안이라서 그런지 나무도 없고 군데군데 시설이 있었던거 같은 곳도 보였다.




정상까지 400 표지판이 보였는데 계속 오르막이어서 산성 꼭대기까지 도착하는데 많이 힘들었다. 황석산 전체 길 중에 여기가 가장 힘든 구간이었다.




황석산 정상 100미터 전부터는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정상석 바로 아래에서 로프를 잡고 올라가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정상은 이제까지 올라온 길이 밋밋한 것에 반해 들쭉날쭉한 바위로만 되어 있고 눈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꽤 위험해 보였다. 바람도 상당히 많이 불고 있어서 바람막이를 여미고 주위를 둘러보니 바위 조망이 장관이었다. 정상석에서 블랙야크 100대명산 인증 사진을 찍고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한번 둘러보고 시간을 보니 12시30분이었다. 잠시 경치를 감상하고 있는 사이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 주위를 둘러보니 드론 한기가 세찬 바람을 맞으며 멀리 떠 있었다. 일반인이 수동으로 조종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고 프로그램으로 어딘가에서 조종하고 있는듯이 보였는데 한참을 주위를 돌더니 사라졌다.


산성 성곽 근처에 빛이 잘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가져온 사발면에 물을 붓고 주린 배를 채우다보니 올라올 때 민났던 부부 등산객분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정상까지 갔다가 내려와서 직접 집에서 만들어 온 커피를 주셔서 잠시 얘기도 하고 쉬었다. 정년퇴직 하시고 정읍으로 귀촌하신 후에 주위 산을 부부가 함께 다닌다고 하셨다. 그분들이 나누어주신 따뜻한 커피 덕에 따뜻해진 몸을 이끌고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에 바람막이를 벗어서 바깥쪽으로 뒤집어서 두번 접어서 베낭 덮개 사이에 접어서 끼워놓고 눈이 어느정도 녹아서 미끄럽지 않은 지점에서 이이젠을 벗고 빠르게 내려갔다.
어느덧 주차를 해 놓은 공터에 다다라보니 2시30분이었다. 원래는 1일2산이 목표였는데 시간을 보니 마이산이나 대둔산에 다녀올 수 있을거 같아서 고민을 하다가 케이블카로 대둔산에 갔다가 오기로 마음을 먹고 고속도로를 타고 대둔산으로 향했다.



한시간 남짓 지나서 대둔산 도착하기전에 사발면과 물, 행동식을 사기위해 편의점에 들렀는데 이뿔사 황석산 내려올때 베낭에 끼워놓은 바람막이가 안보이는 것이었다. 하산길에 빠르게 내려오다보니 두번 접어서 덮개 시이에 끼워놓은 바람막이가 떨어진 것이었다. 바람막이 없이 산에 가는건 불가능 하기에 대둔산은 포기하고 잠시 옷을 찾으러 가야하나 포기하고 그냥 집에 가야하나 고민하다가 찾으러 가기로 하고 다시 황악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옷은 결국 찾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한 채 어두워지는 황석산을 뒤로 한채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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