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향적산 저녁 산책

prologuex 2023. 9. 7. 14:01

  토요일에 대전토요산악회에서 원주 치악산에 가기로 되어있었는데 늦은 시간까지 놀다 보니 새벽에 잠이 들어서 깨어보니 출발시간 오 분 전이라 어쩔 수 없이 가질 못했다.
  덕분에 주말에 집에서 오랜만에 뒹굴뒹굴하다가 최근 들어 불어난 몸무게가 생각이 나서  뒷산이라도 다녀올 요량으로 집을 바삐 나섰다.
  9월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뜨거운 대낮의 열기가 가라앉지 않은 시간이라  초입에서부터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얼마 전에 내린 비로 작은 계곡이지만 물이 제법 불어 있어서 물 흐르는 소리에 귀도 즐겁고 시원함마저 느껴졌다.
  계룡시에서 치유의숲 사업으로 여기 저기 데크길과 산책로를 조성해서 전에는 몇개 없던 정상가는 등산로가 늘어서 매번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가는길에는 연못도 있고 치유의숲도 있어 둘러보고 가도 좋을것이다.

  싸리재 가기 바로 전에 무당이 집을지어 살고 있는곳이 있는데 여기에 계곡물을 수도로 연결해서 물이 나오도록 해 놓은 샘물이 있다.  더위에 상기된 얼굴을 좀 식히고 휴식을 조금 취한후에 다시 정상을 향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싸리재에는 우리나라 산에 지천에 널려있는 도토리 종류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있다. 매번 보고 있지만 구별하려면 항상 헛갈리다.

  싸리재를 지나서 둥그런 나무를 이용해서 계단 처럼 만들어 놓은 오르막길을 지나면 주위에 군부대에서 만들어놓은 참호가 눈에 띄고 거북바위를 지나서 가는길과   데크가 있는 쪽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두 길 모두 헬기장이있는 곳에서 만나긴 하지만 데크길이 조금 편하다. 거북바위 쪽으로 가는 길로 가면 계룡산 정상인 천황봉으로 가는 길이 있지만 군부대때문에 입산금지 구역으로 되어 있다.
  헬기장에는 쉴수 있는 오두막이 있어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고 가져온 얼음물로 더위를 식혔다. 싸리재 근처에서 계속 같이 올라오던 등사객 부부가 사과와 옥수수를 나누어 줘서 고마운 마음으로 얻어 먹멌다.

  헬기장에서 향적산 정산까지는 조금만 올라가면 되서 막바지 힘을 내어서 오르기 시작했다.  정상에 도착하니 시원한 바람에 더위가 싹 가시고 탁트인 경치로 마음이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붉은 기운이 상월면 쪽 하늘에서 감도는 것을 보니 해가 서서히 지고 있는 모양이다.

  정상에는 이름모를 들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언제보아도 향적산 일몰은 장관이다. 저 멀리 보이는 계룡산 천황봉과 능선도 저녁 빛으로 물들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일몰 광경을 타임렙스를 이옹해서 담아보았다.

  덕분에 어둑어둑해진 산길을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서 서둘러서 내려왔다. 오랜만에 향적산에 오르니 덥긴 했지만 아름다운 일몰도 구경하고 운동도 열심히 한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